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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청년 작가 나카지마 다이치: ‘문학’을 통해 ‘문화’의 소통을 열다


2025-10-10      

2023년 11월 23일, 일본 청년의 중국이야기 ‘2023 판다컵 글짓기 대회’ 시상식이 주일중국대사관에서 열렸다. 이날 역대 수상자 대표로 연단에 오른 나카지마 다이치는 수상자들에게   “방중 기회를 소중히 여기고 중국의 젊은 세대와 폭넓게 교류해 양국 우호 증진에 청년들의 힘을 보태 달라”라고 당부했다. 사진/리이판 제공


지난 8월 16일 열린 <2025 상하이(上海) 도서전> 현장은 수많은 관람객으로 붐볐다. 상하이컨벤션센터 한편에는 초청 인사와 독자들이 빽빽이 모여 앉아 <하늘 끝의 북극성(天邊的北極星)> 중문판의 첫 공개 순간을 함께했다.


<하늘 끝의 북극성>은 어린 시절 어머니를 따라 일본으로 건너간 중국 소녀를 주인공으로 한다. 낯선 환경 속에서 사회에 적응하려 애쓰던 주인공은 다른 외국인 유학생을 돕는 과정에서 점차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우정과 성장 스토리를 담고 있다. 이 작품은 일본에서 “국경을 넘어 전 지구적 시각에서 사유한 작품”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일본의 유명 출판사 고단샤가 주관하는 ‘제61회 아동문학 신인상’을 수상했다.


“문학을 통해 중국 독자들과 소통할 수 있게 되어 뜻깊게 생각한다. 일본과 중국의 교류와 상호 이해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앞으로도 다양한 방식으로 양국 교류에 보탬이 되고 싶다.” 소설의 저자인 일본 청년 나카지마 다이치(中島大地)는 행사 현장에서 이렇게 소감을 말했다.


<삼국연의>에서 시작된 중국과의 인연

1992년생인 나카지마 다이치는 문학을 계기로 중국과 인연을 맺었다. 초등학교 도서관에서 접한 <삼국연의(三國演義)>를 통해 그는 매혹적인 문학의 세계로 빠져들었다. 그는 당시를 회상하며 “줄거리가 흥미진진하고 역사의 웅장함을 느낄 수 있었다. 유비(劉備)나 제갈량(諸葛亮)과 같은 인물들도 살아 움직이는 듯 역동적이다”라고 말했다.


그 후 나카지마는 <수호전(水滸傳)>, <한서(漢書)> 등 중국 고전을 탐독하고 당(唐)나라 시인 왕유(王維)의 시에도 매료됐지만 현대 중국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했다.


그의 터닝포인트는 2011년에 찾아왔다. 대학교 1학년 여름방학, 중국 난카이대학(南開大學)에서 2주간 단기 연수를 하며 처음으로 중국 땅을 밟았다. “톈진(天津) 거리에는 고층 빌딩이 즐비했고 도시에 생기가 넘쳤다. 일본과 비교하면 더 자유롭고 활기찬 분위기였다. 중국 사람들과 중국어로 더 잘 소통하고 싶어 그때부터 현대 중국어 공부에 몰두했다.”


귀국 후 그는 중국어 공부를 이어가며 모옌(莫言), 위화(余華) 등 중국 현대 작가들의 작품을 읽고 저우제룬(周傑倫), 우웨톈(五月天) 등의 음반을 들었다. 또 장이머우(張藝謀), 자장커(賈樟柯) 등 감독들의 영화 DVD를 보며 진정한 ‘중국 마니아’로 거듭났다. 중일 교류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고 대학에서는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합격해 상하이 푸단대학(復旦大學)에서 6개월간 수학하기도 했다.


2025년 8월 16일, 중국외문출판사가 주최한 <하늘 끝의 북극성> 신간 출판 기념회 및 저자 북토크가 상하이에서 열렸다. 사진/중국외문출판사 제공


한 통의 특별한 답신

중국에 대한 이해가 깊어질수록 그는 중국인들의 친절과 따뜻한 정을 더욱 깊이 느꼈다. 그는 이런 진솔한 경험을 더 많은 이들과 나누고자 자신이 보고 느낀 바를 글로 옮겨 일본 청년의 중국 이야기 ‘판다컵 글짓기 대회(이하 판다컵)’에 응모했다.


중국외문국 아시아태평양커뮤니케이션센터, 주일중국대사관, 일본과학협회가 공동 주최한 ‘판다컵’은 2014년에 시작됐다. 일본 청년들이 중국을 보다 폭넓고 객관적이며 이성적으로 이해하도록 고취시키기 위해 마련된 것이다. 이 공모전에 여러 차례 응모해 수상한 나카지마는 이로 인해 중국 단기 연수의 기회도 얻었다.


그는 다양한 경험을 통해 양국 교류에서 청년들이 특별한 사명을 지닌다는 것을 깨달았다. 2019년, 일본에서 열리는 G20 오사카 정상 회의에 참석 예정이었던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게 편지를 보내 인사와 축복을 전하며 자신 스스로 중일 우호 증진에 힘쓰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그는 편지를 쓰게 된 동기에 대해 “중국인들의 따스함과 친절을 느꼈고 중일 청년 간의 상호 이해와 교류가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절실히 깨달았기 때문에 이런 마음을 꼭 전하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 일어났다. 시 주석으로부터 직접 답신이 온 것이다. 시 주석은 나카지마가 꾸준히 중국어를 배우고 중국 문학을 연구하며 교류 활동에도 적극 참여한 그간의 노력을 높이 평가하며, 양국 청년들이 두 나라의 아름다운 미래를 위해 적극 기여할 것을 당부했다.


그 순간의 감동은 지금도 나카지마에게 잊지 못할 기억으로 남아 있다. 그는 “자신이 오랫동안 이어온 노력에 대한 최고의 격려이자 인정”이라 말했다. 이어 “시 주석은 답신에서 ‘양국 국민의 우호적인 미래는 청년 세대에 달려 있다’고 언급했는데 이 말을 늘 마음에 새기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해’라는 이름의 ‘북극성’

시 주석의 답신을 받은 나카지마는 중일 교류에 몸담겠다는 신념을 더욱 굳혔고 이는 그의 인생 항로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그는 어떻게 하면 자신의 관심사를 직업으로 연결해 보다 폭넓은 양국 간 이해와 소통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석사 학위를 마친 뒤, 그는 한 출판사에 입사해 중국의 그림책과 SF 소설 등 뛰어난 작품을 일본에 소개하는 일을 했다. 이와 함께 작가로서 문학 창작의 길에도 들어섰다. 나카지마는 일본에서 생활하고 공부하는 중국 유학생들이 겪는 어려움과 그 속에서의 노력을 세심히 관찰했고, 이를 작품에 녹여 2021년 데뷔작 <하늘 끝의 북극성>을 출간했다.


“일본에는 일본 아이들이 어려움을 극복하고 성공하는 이야기를 다룬 아동문학 작품은 많지만, 외국 어린이를 주인공으로 삼거나 문화 간 교류를 주제로 한 소설은 많지 않다.” 나카지마는 이렇게 말했다. “언어와 문화의 차이 때문에 처음에는 어색하고 불안할 수 있지만, 꾸준히 교류하다 보면 서로에 대한 이해가 점점 깊어진다. 일본 청년들이 중국을 비롯한 세계 여러 나라를 방문해 문화 교류와 다문화 공존의 의미를 느껴 봤으면 좋겠다. 그것이 바로 내가 이 소설을 집필한 가장 큰 이유다.”


그는 이미 차기작에 대한 새로운 구상도 품고 있다. “상하이를 무대로 일본 고등학생이 중국에 가서 현지 또래들과 교류하는 이야기를 써보고 싶다. 즐겁고 재미있는 일화들이 많겠지만, 상상과 다른 부분도 있을 것이다. 그런 세세한 부분까지 모두 작품에 담아 독자들이 읽고 난 뒤 마치 직접 겪은 듯한 생생함을 느껴보길 바란다.”


나카지마는 자신의 작품이 다양한 언어로 번역돼 이를 통해 더 많은 나라의 청년들이 독서를 통해 문화 간 교류의 의미와 중요성을 체감하길 기대한다. 특히 그는 아태 지역의 젊은 세대가 이미 자연스러운 공통 언어를 공유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일본 애니메이션, 중국의 게임, 한국 케이팝 같은 문화는 국경을 넘어 동아시아는 물론 아태 지역 청년들의 공통 관심사가 됐다. 각국 청년들은 이러한 문화 콘텐츠 상품을 출발점 삼아 서로의 나라에 대한 관심을 키우고 점차 이해의 폭을 넓혀 나갈 수 있다.”


나카지마는 다양한 문화 형태 가운데 문학의 파급력은 영화나 애니메이션만큼 넓지 않을 수 있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그는 문학만이 지닌 고유한 힘이 있다고 믿는다. “문학은 상상력 확장의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다. 내가 중고등학교 시절 독서를 통해 많은 즐거움을 얻은 만큼 내 소설도 많은 나라 청년들에게 그런 즐거움을 전달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그가 마지막으로 덧붙인 바람이다. 


글 | 리이판(李一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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