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위치 :  >> 심층보도 >> 본문

중한 인적 교류의 경제 효과


2026-08-17      

낮에는 한국 서울의 사무실에서 키보드를 두드리다가 저녁에는 중국 상하이(上海)의 쇼핑몰에서 갓 구운 양꼬치를 맛본다. 날로 늘어나는 항공편과 완화되는 비자 정책으로 중한 양국의 주요 도시들이 편리하고 효율적인 ‘일일생활권’으로 연결되고 있다. 인적 교류 또한 ‘회복세’에서 ‘일상적인 왕래’ 단계로 진입했다.


한국의 관련 부처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한국을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은 약 548만 명, 중국을 방문한 한국인 관광객은 약 316만 명으로 양국의 인적 왕래 규모는 총 864만 명을 기록했다.


800만 명이 넘는 이들이 국경선 양쪽을 활발하게 오가는 가운데 그들이 견인한 것은 항공권과 호텔 소비에만 그치지 않았다. 이 흐름은 양국 소비시장에 깊이 있는 융합까지 이끌며, 그 어느 때보다 풍성한 ‘경제적 실익’을 창출해 내고 있다.


2026년 2월 11일, 중국 민속 풍경으로 아름답게 물든 상하이 신톈디(新天地) 스쿠먼(石庫門) 리룽(里弄, 옛 상하이 주거 동네) 상업 거리의 모습이다. 색다른 운치를 즐기려는 중국 국내외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사진은 스쿠먼을 배경으로 여행 사진을 남기는 한국인들의 모습이다. 사진/VCG


표면적 효과: 항공·호텔·면세업 전면 회복

인적 왕래 확대에 따른 직접적인 수혜는 항공, 호텔, 면세업 등 관광산업 전반에서 먼저 나타났다.


특히 항공업계는 이러한 온기를 가장 먼저 감지했다. 한국 언론 보도에 따르면, 2026년 1분기 중한 항공 노선 이용객 수는 439만 명을 기록하며, 2019년 1분기 414만 명을 넘어섰다. 특히 올 1분기 인천국제공항의 중국 노선 이용객 수는 335만 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1% 증가했다. 탄탄한 수요 회복에 힘입어 양국은 7년 만에 항공 회담을 재개했다.


한국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양국은 지난 5월 27일부터 28일까지 서울에서 항공 회담을 열고 주간 운항 횟수 확대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여객기 운항 편수는 주 608편에서 주 664편으로 늘었다. 주목할 점은 이번 증편이 단순한 공급 확대가 아니라 수요가 집중된 노선을 보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는 것에서 의미가 있다. 인천발 베이징(北京)·상하이·광저우(廣州)·다롄(大連)·청두(成都)·하얼빈(哈爾濱) 등 6개 핵심 노선에 주 7편씩 추가 편성해 공급난을 완화했다. 이에 더해 지방 도시 노선 확대에도 중점을 둬, 부산·청주 등 한국의 지방 공항과 광저우·청두·선전(深圳)·충칭(重慶)·쿤밍(昆明)·시안(西安)·우루무치(烏魯木齊) 등 중국 10개 도시를 연결하는 노선에 주 14편을 추가 편성했다. 이는 중한 양국 간 ‘일일생활권’이 핵심 거점을 넘어 내륙 지역까지 확장하고 있으며, 지방 도시 간 직항 노선도 보편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호텔과 면세업도 그 뒤를 이어 새로운 호황을 맞았다. 먼저 한국을 살펴보면, 중국인 관광객의 꾸준한 회복세에 힘입어 주요 면세점들이 개별 자유여행객(FIT) 유치에 박차를 가하면서, 수익성이 눈에 띄게 개선되고 있다. 각 기업의 실적 발표에 따르면, 롯데 면세점은 올 1분기 매출이 792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 증가했다. 신세계 면세점도 1분기 매출이 589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 증가했다. 중국에서는 한국인 관광객의 증가가 호텔 업계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상하이시 문화여유국 데이터에 따르면, 2026년 1~5월 누적 입국 관광객 중 한국이 44만 75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67% 증가해 최대 해외 관광객 유입국 자리를 유지했다. 한국인 여행객 유입 효과에 힘입어, 2026년 1~2월 상하이시 특급 호텔의 평균 객실 가동률은 53.14%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보다 2.33%p 오른 수치로, 고급 숙박시설 수요도 살아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칭다오(靑島) 또한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인다. 칭다오 공항 데이터에 따르면, 2026년 1분기 입국한 한국인 여행객이 11만 4000명에 달해 입국 외국인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한국인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는 상하이와 칭다오에서는 화주(華住)·진장(錦江) 그룹 등 계열 호텔의 외국인 투숙객 예약에서 한국인 비중이 눈에 띄게 늘었다. 한국인 고객이 현지 호텔 업계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떠오른 것이다.


두 나라 간 인적 왕래가 가져온 결실은 항공과 호텔, 면세 등 핵심 분야에만 국한되지 않고 해외 렌터카, 전세 차량 투어, 특색 식음료 등 관련 분야로 확대돼 한층 완성도 높은 소비 서비스 생태계를 구축했다.


심층적 효과: 양국 소비 브랜드, 국경 너머 서로에게

항공, 호텔, 면세 업계의 회복이 인적 왕래가 가져온 ‘겉으로 드러난 결실’이라면, 빈번한 교류가 만들어 낸 진짜 변화는 ‘소비자의 인식’이 바뀌었다는 거다. 사람의 이동 자체가 브랜드의 가장 좋은 홍보 채널이자 입소문의 온상이 된 셈이다. 예전에는 전통적인 수출입 무역에 의존했던 소비재가 지금은 양국 소비자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바이럴 효과를 일으키며 상대국 주류 시장에 파고들고 있다.


소셜미디어의 영향력이 깊숙이 침투하면서, 이는 한국을 찾는 중국 젊은 층의 소비 지형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해외 명품이나 설화수, 후 같은 케이뷰티(K-beauty)의 하이엔드 브랜드를 찾아 면세점으로 향하던 일률적인 발걸음은 이미 옛말이 됐다. 지금 그들의 쇼핑 리스트를 채우는 것은 헬스&뷰티 스토어 올리브영 매대 한편을 차지한 인디 화장품 브랜드나, 흔히 드러그스토어에서 만날 수 있는 실용적인 더마 코스메틱 제품들이다. 과거 한국 화장품 산업의 핵심 경쟁력이 글로벌 럭셔리와 톱티어 뷰티 브랜드에서 나왔다면, 이제는 저력 있는 현지 중소·신생 브랜드들이 신흥 강자로 떠오르며 시장의 새로운 성장축을 형성하고 있다.


얼굴을 가꾸는 화장품에서 몸에 걸치는 패션으로 스펙트럼이 넓어지면서, 한국 패션 브랜드가 중국 젊은 층의 쇼핑 장바구니에서 차지하는 존재감도 커졌다. 2025년 이후 무신사 스탠다드(MUSINSA STANDARD), 레스트 앤 레크레이션(Rest & Recreation), 이미스(emis) 등 10여 개 한국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가 중국 시장에 첫 매장을 선보였다. 이들은 베이징과 선전, 상하이, 항저우(杭州) 등 주요 도시의 핵심 상권에 잇따라 진출하며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이와 동시에 중국 브랜드 역시 한국 내 인지도를 꾸준히 끌어올리며 한국 MZ세대의 소비 트렌드를 바꾸고 있다. 지난 4월, 차지(霸王茶姬, CHAGEE)가 서울 강남·용산·신촌 세 곳에서 동시에 매장을 열자, 오픈 첫날부터 긴 대기 줄이 늘어섰다. 비야디(比亞迪, BYD)는 2025년 초 한국 승용차 시장에 진출한 뒤 서울과 경기도, 부산 등지에 판매망을 구축하며 수입차 판매 4위에 올랐다. 로보락(石頭科技)은 한국 로봇 청소기 시장 점유율 50%를 넘기며 견고한 업계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알리바바(阿里巴巴) 산하 알리 익스프레스와 핀둬둬(拼多多) 산하 테무(Temu) 등 전자상거래 플랫폼도 한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다. 팝마트(泡泡瑪特)의 서울·부산 매장에는 연일 젊은 소비자들의 발길로 북적인다.


한국 관세청 통계는 이런 현상을 보다 직관적으로 보여준다. 2025년 상반기 한국의 해외 직구 상품 중 중국 상품 비율이 무려 77%(약 7083만 건)에 달해 ‘메이드 인 차이나’가 전례 없는 규모로 한국 일반 소비자의 일상생활에 스며들고 있다.


상대국 도시를 방문해 ‘인증샷’을 남기던 문화가 이제는 상대국의 제품을 일상으로 들여오는 소비 형태로 확장되고 있다. 인적 왕래가 물꼬를 트면서 서로의 생활 방식이 자연스레 스며들고, 양국의 소비재도 서로의 일상 속에 뿌리내리기 시작했다.


2023년 6월 19일, 한국 필수 쇼핑 코스로 자리 잡은 올리브영의 한 매장에서 관광객들이 마스크팩을 고르고 있다. 사진/VCG


미래의 경제 효과: 다시 ‘1000만 시대’로

인적 교류가 꾸준히 증가하자 최휘영 한국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한중 수교 35주년인 2027년을 앞두고 인적 교류를 활성화해 1000만 시대를 여는 원년을 만들겠다”라고 밝혔다.


중한 양방향 인적 왕래는 2014년 처음으로 1000만 명을 돌파했으나, 그 뒤 지정학적 요인과 코로나19의 여파로 주춤한 바 있다. 따라서 이번 ‘1000만 시대 재도약’에 대한 기대감은 과거와는 그 궤를 달리한다. 이는 양국이 서로의 최대 관광객 송출국으로 자리매김한 데다, 항공 노선 증편과 비자 완화, 소비문화의 융합 등 일상적인 교류를 토대로 구축된 결실이기 때문이다.


1000만 명에 달하는 이들이 국경을 넘나들 때, 이들은 단순한 관광객에 그치지 않는다. 비즈니스 정보의 전달자이자 소비 트렌드의 창조자이며 산업망의 협력 거점이 된다. 항공 노선 확대부터 면세점 매출 회복, 그리고 한국 패션 브랜드의 중국 진출과 서울 매장 앞에 긴 줄이 늘어선 중국 차 브랜드까지. 사람과 사람이 오가는 왕래 자체가 경제를 움직이는 실체가 됐다. 발걸음이 잦아질수록 경제 효과도 덩달아 불어난다. 이 선순환을 지탱하는 근원은 다른 무엇도 아닌 일상이 된 왕래, 그 자체다. 


글 | 왕윈웨(王雲月) 에디터

240

< >
lianghui_copy-003 (1).png

기분 좋게 취하는 법... 중국 청년들의 ‘웨이쉰’

최근 중국에서는 과일소주와 칵테일처럼 달콤하고 맛있는 술들이 인기몰이 중이다.

읽기 원문>>

깨어 있는 MZ세대, 한국 음주 문화의 새로운 변화

한국에서 오랫동안 생활하다 보니 “주량이 세겠어요?”라는 질문을 자주 받곤 한다.

읽기 원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