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위치 :  >> 사회·문화 >> 본문

옛 거리 깊숙이 머무는 세월의 정취


2026-06-09      

밤이 되면 쉬안청 수이둥 거리의 주민들이 거리에 모여 전통 피영극을 관람한다.


쉬안청이 품은 정감 있고 예스러운 정취는 맑은 물소리와 그윽한 묵향이 가득한 공방에만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다. 청석이 깔린, 오래된 거리와 좁은 골목 곳곳에도 깊이 스며 있다.


과도한 개발로 본연의 색을 잃어버린 여타 고진(古鎮)과 달리, 수이양장 동쪽 기슭에 자리한 수이둥(水東) 옛 거리는 세월 속에 잊힌 채 여전히 느리게 숨 쉬는 한 권의 고서(古書)를 닮았다.


옛 거리 입구에는 당나라 시대에 창건된 고색창연한 사찰이 있고, 그 남쪽으로는 청(淸)나라 시대에 세워진 가톨릭 성당이 있다. 사찰의 높이 들린 처마와 성당의 첨탑 위 십자가가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마주하는 모습은 의외로 동서양이 어우러지며 이채로운 풍치를 자아낸다.


반질반질하게 닳은 청석길을 따라가면 양옆으로 명청 시대 휘파(徽派, 안후이 양식) 건축물이 들어서 있다. 들쭉날쭉 솟은 마두장(馬頭牆)이 즐비하고, 흰 벽과 검은 기와 사이로 세월의 흔적이 짙게 스며 있다. 이곳에는 떠들썩한 상업적 분위기라곤 찾아볼 수 없다. 대신 대대로 이 땅에 뿌리 내려 살아온 주민들과 수십 년, 길게는 수백 년을 이어온 오랜 가게들만이 조용히 남아 있을 뿐이다. 양옆으로 늘어선 상점들은 대부분 2층짜리 패루(牌樓) 형식이다. 입구에는 붉은 등롱이 걸려 있고 1층에는 전통적인 노란 깃발의 간판(幌子, 상기)을 내건 채 수공예품과 지역 특산물을 판매하고 있다. 2층 창가에는 형형색색의 옷가지와 이불 빨래가 바람에 나부끼듯 걸려 있다.


좁은 골목으로 발길을 돌리자, 나른한 오후의 햇살이 천정(天井, 채광용 안뜰)으로 스며들어 어른거리는 빛과 그림자로 일렁였다. 얼룩무늬 고양이 한 마리가 문지방 위에 몸을 웅크린 채 졸고 있고, 몇몇 노인들은 자기 집 문 앞에 앉아 사투리로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눈다. 층층이 놓인 청석 계단 아래로 내려가면 길이 20m 남짓의 연못이 눈앞에 펼쳐지고, 그 위로 아담한 아치형 석교가 가로질러 놓여 있다. 이곳 주민들은 예부터 ‘물은 다리 위에서 마시고, 몸은 다리 아래서 씻는’ 오래된 생활 방식을 이어오고 있다. 하류에서 아낙네들이 방망이로 빨래를 두드리는 둔탁한 소리가 연못을 흐르는 물소리와 어우러져 수면 위로 잔잔히 번져나간다. 그것이 바로 이곳의 자연과 삶이 만들어낸 가장 오래되고 소박한 운율일 것이다.


몇몇 집 앞에 놓인 대나무 소쿠리에는 지역 특산물인 수이둥 꿀대추가 소담스럽게 담겨 있다. 호박색 빛깔 위로 하얀 당분이 눈꽃처럼 내려앉은 꿀 대추는, 반으로 가르면 황금빛 실이 가늘게 타래를 짓고, 한입 베어 물면 쫀득하고 은은한 단맛이 입안 가득 퍼진다. 어디선가 골목을 타고 부드럽게 밀려오는 고소한 향을 따라가면, 묵직하고 깊은 참기름 냄새가 코끝을 스친다. 투박한 옹기 사발에 담겨 있는 이 참기름은 전통 방식으로 압착한 것이다. 맑고 투명한 붉은 갈색을 띠며, 국자로 떠 올리면 가느다란 기름 줄기가 실처럼 흘러내린다. 그 고소한 향이 깊고 그윽해 오래도록 여운이 남는다. 청나라 시기의 고택을 개조한 완난(皖南,안후이 남부)민속박물관에는 등잔, 물레, 꽃무늬 조각 장식의 목제 침대 등 옛 시절 기억들이 전시돼 있다. 근처 피영극(그림자 인형극)박물관에서는 장인의 섬세한 손놀림이 분주하다. 어스름한 등불 아래, 가죽 인형을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그의 손끝에서 천군만마가 내달리는 장엄한 서사가 생생하게 살아 움직인다.


쉬안청에서는 흐르는 시간의 속도는 바깥세상보다 한 박자쯤 느린 듯하다. 사람들은 징팅산에서 차 한 잔의 여유를 즐기며 모였다가 흩어지는 구름을 바라보아도 좋고, 수이둥 옛 거리의 빛바랜 회랑에 앉아 따스한 햇볕을 쬐며 이야기를 나누어도 좋다. 해그림자가 동쪽 벽에서 서쪽 벽으로 넘어갈 때까지 하루 종일 말이다. 매분 매초를 다투며 숨 가쁘게 달려가는 일상에 고단해진 이들이라면, 한때 이곳을 사랑했던 이백처럼 가만히 걸음을 멈추고 지친 마음을 기댈 자신만의 안식처를 발견하게 될지도 모른다. 

240

< >
微信图片_20260302134546_2857_16.png

낯설었던 뮤지컬... 이제 中 청년들 ‘일상 문화’로

2008년 베이징(北京) 올림픽 개막식 공식 주제가를 불러 중국인에게도 친숙한 세계적인 뮤지컬 배우 사라 브라이트만(Sarah Brightman).

읽기 원문>>

한국 뮤지컬 60년사

1966년 한국의 첫 뮤지컬 극단인 예그린악단이 한국 최초의 현대적 의미의 오리지널 창작 뮤지컬 <살짜기로 옵서예>를 선보인 이래, 한국 뮤지컬은 올해로 60주년을 맞았다.

읽기 원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