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8-24

최근 오랜 한국인 친구가 중국 신에너지 차량 중 어떤 브랜드가 좋냐고 물어 깜짝 놀랐다. 문득 20여 년 전 학교의 홈스테이 프로그램에 참여했을 때가 생각났다. 친구 아버지께서 현대차에 우리를 태워 드라이브 시켜주시며 자부심에 가득 찬 목소리로 말씀하셨다. 한국 거리에서는 외제 차를 찾아보기 힘들고, 한국인은 마땅히 한국 차를 사야 한다고. 그것이 바로 ‘신토불이’ 정신이라고 말이다.
그날 이후, 나는 한국 도로를 지날 때마다 자동차 브랜드를 유심히 살폈다. 현대, 기아, 대우, 쌍용 등 확실히 한국 브랜드가 주류를 이뤘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유럽과 미국, 일본 자동차가 점점 더 많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 나는 친구 아버지가 말했던 ‘자동차 신토불이론’을 한 한국인 언니에게 들려준 적이 있다. 언니는 본인이 생각하기에 한국 차를 사는 것은 주로 경제적 고려에 따른 선택이며, 현지인에게는 국산 차가 더 실속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후 나는 몇 년간 서울 강남구에 거주했는데, 당시 집 근처에는 람보르기니 판매장이 있었다. 가만히 지켜보니 억 소리 나는 값비싼 수입 슈퍼카조차 거의 매주 팔려 나가고 있었다. 브랜드 가치만 충분하다면 한국인도 반드시 국산 차만 고집하는 것이 아니었던 셈이다.
다시 처음의 질문으로 돌아가자면, 최근 차를 바꾸려고 하는 친구는 중국산 신에너지차 브랜드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비야디(比亞迪,BYD)는 한국 시장에 처음으로 진출한 중국 자동차 기업으로, 2025년 4월 한국 상륙 이후 1년 만에 누적 판매량 1만 대를 돌파했고, 번화한 강남 한복판에 전시장까지 열었다. 조사에 따르면 구매자의 98% 이상이 한국인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지리(吉利, Geely) 산하의 전기차 브랜드 지커(Zeekr)가 출시한 7X는 지난 6월 한국에서 사전 예약 판매를 시작한 지 한 달 만에 예약 대수 1000대를 돌파했다. 연간 신차 판매량이 170만 대가 넘는 한국 시장 규모를 고려하면 1000대라는 숫자가 절대적으로 많지는 않지만, 이는 분명한 시장의 기류 변화를 반영한다. 특히 이번에 출시된 지커 7X의 판매가는 5000~7000만 원 선에서 책정돼 저가 노선과 거리가 있음에도, 가장 많은 예약이 몰린 모델은 오히려 최고가 프리미엄 모델 울트라(Ultra) 트림이었다. 이는 한국 소비자도 중국 브랜드를 합리적인 구매 선택지 중 하나로 고려하기 시작했음을 보여준다.
물론 중국 자동차 브랜드가 한국 시장에서 입지를 한층 더 넓히기 위해서는 제품 기획부터 브랜드 이미지 메이킹, 애프터서비스(A/S) 시스템 구축까지 모두 뒷받침돼야 한다. 한국 토종 기업과 오래된 외국 브랜드가 더 완벽한 판매 및 정비 서비스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본격적인 전동화 대전환의 기로 속에서, 소프트웨어 경험과 배터리 기술, 스마트 기능, 전반적인 가성비 역시 중요한 경쟁 요소가 됐다.
친구의 질문에 대해, 나는 매장에 직접 가서 시승해보라고 권했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 하지 않던가. ‘신토불이’라는 옛 관념을 넘어서면 세상의 다양한 선택지가 당신 앞에 펼쳐질 것이다.
글|쑹샤오첸(宋筱茜) 한국 이화여자대학교 한국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