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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적 움직임에서 지능형 움직임으로

강철 팔이 떠받치는 스마트 제조의 미래


2026-03-30      

자동차 생산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산업용 로봇 사진/VCG


민첩하게 움직이는 로봇개나 다양한 기능을 갖춘 휴머노이드 로봇처럼 대중의 주목을 받는 서비스 로봇과 비교하면, 공장 작업장에서 밤낮없이 용접·운반·조립 작업을 수행하는 산업용 로봇의 존재감은 그리 크지 않다. 그러나 현장에서 묵묵히 작동하는 산업용 로봇들은 이미 71개 산업 분야에 폭넓게 활용되어 생산 방식을 조용히 바꾸고, 중국 스마트 제조의 중추를 떠받치며, 글로벌 산업망 속에 자주 혁신의 뚜렷한 흔적을 남기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의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중국의 산업용 로봇 생산량은 전년 동기 대비 29.2% 증가한 67만 3800대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사용 주저했던 중국산 로봇, 기대 이상 성능으로

현재 중국은 세계 최대의 산업용 로봇 생산국이자 최대 시장으로 자리 잡았다. 2024년 중국 산업용 로봇 브랜드의 중국 국내 시장 점유율은 58%에 달해 처음으로 50%를 돌파했다. 그러나 과거에는 중국산 산업용 로봇은 첨단 제조 분야에서 ‘대안적 선택지’ 정도로 여겨졌으며, 기업들 역시 정밀도와 작업 속도, 신뢰성에 대해 적지 않은 의구심을 품고 있었다.


중국 로봇 산업의 고품질발전(高質量發展)을 추진하기 위해 2021년 중국 공업정보화부 등 15개 부처는 공동으로 <14차 5개년 로봇 산업 발전 규획>을 발표했다. 이 규획은 2025년까지 중국을 세계적인 로봇 기술 혁신의 발원지이자 고급 제조업의 집적지, 그리고 통합 응용의 새로운 중심지로 육성한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이어 2023년 공업정보화부 등 17개 부처가 발표한 <‘로봇+’ 활용 행동 실시 방안>에서는 산업용 로봇을 기반으로 한 스마트 제조 시스템을 발전시켜 제조업의 디지털 전환과 지능화 혁신을 촉진하겠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정책적 지원을 바탕으로 신쑹로봇(新松機器人, SIASUN), 아이쓰둔(埃斯頓, ESTUN),  아이푸터(埃夫特, EFORT) 등 중국 기업들은 핵심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 랴오닝(遼寧) 선양(瀋陽)에 위치한 신쑹로봇 파일럿 생산 작업장에서는 완성차 제조의 핵심 공정에 사용할 수 있는 한 로봇이 270kg의 고부하 상태에서 사전에 설정된 용접 공정 매개변수(용접 전류, 가압 시간, 전극 개구도 등)에 따라 고속 점용접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점용접을 한 번 수행할 때마다 시스템은 용접 품질 데이터를 자동으로 기록하고, 지능형 안내 기능을 통해 용접점 위치를 실시간으로 보정해 ±0.06mm의 반복 위치 정밀도를 보장한다.


“이는 장비가 매번 동일한 위치로 돌아올 때 목표 위치에서 최대 0.06mm 이상 벗어나지 않는다는 뜻으로, 오차범위가 머리카락 한 올보다 작은 수준이다.” 청후펑(程虎豐) 신쑹로봇 자동차 부문 고급 총감(수석 디렉터)이 이같이 설명했다. 이렇게 높은 정밀도는 컨트롤러, 서보모터, 감속기와 적응형 운동학 알고리즘 등 여러 기술 역량이 종합적으로 향상된 결과다.


시장 반응 역시 중국산 산업용 로봇의 신뢰성을 입증하고 있다. 황쿤(黄昆) 광둥쑹펑주식유한회사(廣東松峰股份有限公司) 총경리는 “처음엔 용접이나 운반 같은 핵심 공정에서 국산 장비가 자동차 산업의 정밀도, 작업 속도, 신뢰성 등 엄격한 기준을 충족할 수 있을지 걱정이 있었다. 하지만 실제로 사용해 보니 기대 이상의 성능을 보여줬다”라고 밝혔다. 이 회사가 도입한 적재 하중 25kg급 중국산 6축 용접 로봇은 수입 장비와 맞먹는 ±0.02mm의 반복 위치 정밀도를 구현했을 뿐 아니라, 현지화 서비스를 통해 장비의 시운전과 유지보수 기간도 대폭 단축했다. 특히 황 총경리가 놀랐던 점은 중국산 산업용 로봇의 제어 시스템이 생산 실행 시스템(MES)과의 연동을 지원해 생산 과정의 가시화와 제품 품질의 추적 관리가 가능해졌다는 것이다.


대형 하중 감속기 조립 작업을 지도 중인 장웨밍 교수(가운데) 사진/중국보도(中國報道)

 

외산 독점 깬 핵심 부품

산업용 로봇의 ‘심장 부품’으로 불리는 고정밀 RV 감속기는 로봇의 동력 전달 정밀도와 수명을 좌우한다. 오랫동안 중국은 이 분야에서 수입 의존도가 높았다. 특히 고정밀 사이클로이드 기어의 설계와 제조 기술이 해외 기업에 독점돼 산업용 로봇 산업망의 발전이 심각한 제약을 받아왔다.


<14차 5개년 로봇 산업 발전 규획>은 고정밀 감속기를 핵심 기술 개발 분야로 분류하고, “신형 고성능 정밀 기어 전동 장치의 기초 이론을 연구하고, 정밀·초정밀 제조 기술과 조립 공정의 기술적 한계를 극복해 신형 고성능 정밀 감속기를 개발해야 한다”라고 명시했다. 또한 2023년 공업정보화부 등 5개 부처는 <제조업 신뢰성 제고 실시 의견(製造業可靠性提升實施意見)>을 재차 발표하며 산업용 로봇에 사용되는 정밀 감속기 등 핵심 전용 기초 부품의 신뢰성 수준 향상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국가 정책 지원과 지속적 시장 수요 확대에 힘입어, 베이징(北京)공업대학 기계·에너지공학부 교수이자 즈퉁커지(智同科技, Chietom) 수석과학자인 장웨밍(張躍明)을 비롯한 중국 연구진은 해외 기술 의존에서 벗어나 RV 감속기의 국산화를 추진하겠다는 결심을 굳혔다. 선행 사례가 없어 모든 것을 제로에서 시작해야 했던 장 교수의 연구팀은 이론 모델링 단계에서만 수없이 많은 실패를 겪었다. 심지어 7천만 위안(147억 원)을 투자하고도 프로토타입의 정밀도가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큰 좌절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장 교수의 끈질긴 노력 끝에 그의 팀은 2018년 획기적인 진전을 이루며 RV 감속기의 설계 원리를 완전히 터득했고, 이후 테스트와 공정 개선을 거듭하며 즈퉁커지의 1세대 RV 감속기 개발에 성공했다.


장 교수는 “현재 수학적 모델을 구축해 모델별로 필요한 매개변수만 조정하면 다양한 산업용 로봇에 맞는 감속기를 생산할 수 있다”라며 “정밀도와 작업 효율, 사용 수명 등 측면에서 이미 중국 국내 산업용 로봇의 요구사항을 충족했을 뿐 아니라 가격도 더 저렴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 지퉁커지는 연간 출하량이 전년 동기 대비 50% 성장했으며, 이미 중국 산업용 로봇 분야의 주요 기업들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가오궁(高工) 로봇 산업 연구소가 발표한 데이터에 따르면 2024년 중국 산업용 로봇 감속기의 총 수요량은 136만 60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14.85% 증가했다. 그중 RV 감속기 소비량은 전년 동기 대비 9.69% 증가한 57만 500대다. 2028년까지 중국 산업용 로봇 RV 감속기 소비량은 84만 6400대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수요는 중국산 RV 감속기가 수입품을 빠르게 대체하고 본격적인 보급 단계에 들어서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변화의 배경에는 로봇 시장 규모의 확대뿐 아니라 중국산 핵심 부품의 획기적 기술 발전으로 인한 비용 구조 변화와 산업 생태계 재편이 자리하고 있다. 과거 대기업에만 사용이 국한됐던 산업용 로봇은 이제 중소기업까지 보급되며 중국 스마트 제조의 전반적인 수준을 효과적으로 끌어올렸고, 기술 발전의 성과가 더욱 많은 국민에게 돌아가게 됐다.


스마트 제조의 기반을 견고히 다지다

기계공업은 국민경제의 중요한 기둥이며, 로봇은 스마트 장비의 대표적인 예로서 제조업의 고품질발전을 이끄는 핵심 동력으로 자리 잡았다. 14차 5개년 규획 기간 중국 로봇 산업은 비약적 발전을 이뤘으며, 기술 역량이 크게 향상되고 응용 분야도 지속적으로 확대됐다. 이는 15차 5개년 규획 시기 더 높은 수준의 스마트 제조로 나아가기 위한 견고한 기반이 됐다.


쑤보(蘇波) 국가제조강국건설 전략자문위원회 부주임은 “15차 5개년 규획 기간은 스마트 로봇이 빠르게 발전할 전략적으로 중요한 기회의 시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글로벌 신기술 혁명이 계속해서 심화되고 차세대 인공지능(AI) 기술이 빠르게 진화하면서, 스마트 제조가 글로벌 제조업의 발전과 혁신을 이끄는 핵심 동력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러한 발전의 황금기를 맞아 중국은 고품질발전을 뒷받침할 산업 생태계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15차 5개년 규획에서는 현대화된 산업 체계 구축과 실물경제 기반 강화를 제시하며, 경제 발전의 역량을 실물경제에 집중하고 첨단 제조업을 핵심으로 한 현대화 산업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제조업은 ‘기계적 움직임’에서 ‘지능형 움직임’으로, 뒤를 따르던 ‘팔로워’에서 일부 분야에서의 ‘선도자’로 변화를 이어가고 있다. 15차 5개년 규획 기간 이러한 혁신은 더욱 속도를 낼 전망이다. 공장에서 밤낮없이 움직이는 산업용 로봇들은 대중들에게 큰 존재감이 없을지 모른다. 하지만 정확한 위치 제어와 안정적인 용접, 묵묵히 이뤄지는 운반 작업 하나하나는 오늘도 중국 스마트 제조의 발전상을 가장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글 | 왕진천(王金臣)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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