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29
안심은 ‘행복한 노후를 즐기기’ 위한 전제 조건이다. 가정에서의 일상 돌봄이든 병원 진료 시 겪는 다양한 문제든, 전문 돌봄 서비스는 노인들이 후고지우(後顧之憂, 뒷일에 대한 근심)하지 않도록 노년의 삶을 든든하게 받쳐준다. 최근 몇 년간 중국 노인돌봄(養老, 양로) 서비스는 세심하고 인간적이며 전문적인 방향으로 꾸준히 발전해 왔다. 그리고 더 많은 노인이 안심하며, 존엄하고 따뜻한 노후를 누릴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장쑤(江蘇)성 난징(南京)시 친화이(秦淮)구 웨화훙우(悅華洪武) 재가 노인돌봄 서비스센터에서 요양보호사들이 어르신들의 산책을 돕고 있다.
병원에서 만나는 ‘임시 자녀’
오전 6시 30분, 병원 동행 매니저 왕메이(王梅)는 가방에 보온병과 접이식 의자, 휴지 등을 챙겨 넣고 서둘러 집을 나섰다. 이날은 장(張) 씨 할아버지(78)의 심장 재검진에 동행하는 날이다. 왕 매니저가 할아버지의 병원 진료를 함께하는 것은 이번이 벌써 세 번째다.
왕 매니저는 익숙한 손길로 병원 키오스크에서 진료 접수와 수납을 마친 뒤, 할아버지를 부축해 심장내과 진료 대기실로 향했다. 검사가 끝난 후에는 의사의 당부 사항을 꼼꼼히 메모하고, 약국으로 가 약을 받아왔다. 이어서 약마다 복용법과 복용량을 메모지에 큰 글씨로 적어 약통에 붙였다. 장 할아버지는 “나이가 들고 자식들도 멀리서 사는데, 왕 매니저가 곁에 있어 마음이 든든하다”라고 말했다.
왕 매니저는 상하이(上海)시 양푸(楊浦)구 인항(殷行)가도(街道) ‘99병원 동행’ 서비스팀의 일원이다. 지역 재가 노인돌봄 서비스센터가 운영하는 이 서비스는 회당 이용료가 99위안(약 2만 1000원)으로 접수 안내와 진료 동행, 복용약 수령, 검사 결과지 대리 수령, 응급진료 지원 등 병원 이용 전반을 지원한다. 서비스가 시작된 지 1년여 만에 서비스를 이용한 고객은 수백 명에 달한다. 이 중 절반 이상이 재예약 고객일 정도로 반응이 좋은 편이다.
왕 매니저는 “키오스크 접수와 온라인 예약, 전자 결과지 등 디지털 서비스는 젊은 사람에겐 편리하지만, 스마트 기기 사용이 익숙지 않은 어르신에게는 오히려 병원 이용에 있어 장벽이 되기도 한다. 우리 서비스는 홀로 사는 어르신이나 고령 어르신들의 이러한 어려움을 돕기 위해 시작됐다. 어르신들께서 ‘자네가 있어 정말 다행이다’라고 말씀하실 때마다 내 일에 큰 보람을 느낀다”라고 말했다.
중국 사회복지·양로서비스협회 등이 공동 발표한 <병원 동행 서비스 발전 연구 보고(2025)>에 따르면, 중국 노년층의 병원 동행 서비스 수요는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에 따르면, 지역사회에 거주하는 노인의 88.54%가 병원 진료 과정에서 가족이 제때 동행하지 못하는 상황을 겪고 있었다. 특히 요양 기관에서도 가족이 곁에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병원 동행 서비스에 대한 수요 역시 간과할 수 없다.
이처럼 높은 수요는 서비스의 표준화도 앞당기고 있다. 2025년 5월, 중국 사회복지·양로서비스협회는 <노인 병원 동행 서비스 규범>을 발표했다. 이는 중국 최초로 노인의 병원 진료 동행 과정 전반을 체계적으로 다룬 표준이다. 서비스 절차와 안전 수칙, 인력 교육, 민원 처리 체계 등 다양한 내용을 담고 있다. 쉬젠중(徐建中) 협회 집행 회장은 “병원 동행은 잠깐 손을 보태는 일이 아니다. 신뢰를 쌓아야 하고, 지속적으로 제공돼야 하는 하나의 서비스 유형이다. 이번 기준의 제정은 병원 동행 서비스를 더 전문적이고 안전하며 세심한 방향으로 이끌어, 노년층의 진료받을 권리를 진정으로 지켜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베이징(北京), 상하이, 광저우(廣州) 등에서는 노인 병원 동행 서비스를 기초 양로 서비스 목록에 포함하고 있다. 기초 양로 서비스는 중국 정부가 제공하는 기초 노인돌봄 복지 서비스를 뜻한다. 일부 지역에서는 병원 동행 비용을 장기요양보험의 보장 범위에 포함하는 방안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노인들이 병원에 갈 때 부담해야 하는 동행·돌봄 비용을 낮추기 위해서다. 점점 더 많은 전문 병원 동행 매니저들이 노인들의 ‘임시 자녀’로 변신하고 있다. 가족을 대신해 곁을 지키며, 노인들이 병원 진료 과정을 조금 더 차분하고 편안하게 헤쳐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병실을 지키는 전문 돌봄의 손길
‘한 사람이 아프면 온 가족이 정신없이 바빠진다’라는 말은 오랫동안 노인 간병의 현실적인 어려움을 대변해 왔다. 2025년 6월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와 국가중의약관리국, 국가질병예방통제국은 공동으로 ‘보호자 없는 간병 서비스 시범 사업’을 시작했다. 이 사업은 간호사나 병원이 고용한 의료 돌봄 인력이 입원 환자에게 생활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베이징과 상하이, 톈진(天津) 등 일부 병원에서 시범 운영되고 있으며, 오랫동안 이어져 온 간병 부담을 해결할 현실적인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창진원(常津文, 60) 씨는 이 서비스의 수혜자 중 한 명이다. 그는 비장의 다발성 낭종으로 톈진시 제3중심병원에서 수술받고 열흘 넘게 입원 치료를 받아야 했다. 하지만 집에는 돌봐야 할 90세 시아버지와 85세 시어머니가 있었다. 평소 직장 일로 바쁜 아들과 며느리, 아직 어른의 손길이 필요한 네 살 손자까지 있었다. 장기간 입원 치료가 필요하다는 소식에 가족은 순식간에 난처한 상황에 놓였다.
이러한 사정을 알게 된 담당 의사는 병원의 보호자 없는 간병 서비스를 권했다. 창 씨는 신중하게 고민한 끝에 이 새로운 서비스를 이용해 보기로 결정했다. 그는 “우선 자녀들에게 부담을 주고 싶지 않았고, 의료진과 전문 돌봄 인력이 우리 같은 일반인보다 훨씬 전문적일 거로 생각했다”라고 밝혔다.
17일 동안 입원 생활을 한 창 씨는 전문적인 돌봄이 주는 든든함과 안도감을 온몸으로 느꼈다. 아침 기상 후 세안과 양치부터 활력징후 측정, 세 끼 식사 보조, 일상적인 생활 케어, 각종 검사 동행까지 전문 간병 인력이 전담했다. 창 씨의 자녀들은 매일 정해진 면회 시간에만 찾아오면 됐고, 업무와 일상생활은 거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
입원 기간 이어진 세심한 돌봄은 ‘치료가 3할이면 간호가 7할’이라는 말의 의미를 다시 한번 실감케 했다. 창 씨를 담당한 간호 인력인 톈리(田麗) 씨는 입원 환자, 특히 거동이 불편하거나 장기간 침상 요양을 해야 하는 환자의 간호에는 엄격한 기준이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간호사는 매일 환자의 발을 씻기면서 피부 온도와 발등 동맥의 맥박을 확인한다. 이상 징후가 발견되면 즉시 의사에게 보고해서 하지 혈전 등 합병증 위험이 있는지 검사한다. 톈 씨는 “이런 변화는 가족이 알아채기도 어렵고, 이상 여부를 판단하기는 더욱 어렵다. 하지만 우리는 전문 교육을 받았기 때문에 어떤 신호가 위험을 의미하는지 잘 알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전문적인 돌봄 서비스 못지않게 창 씨의 마음을 더 가볍게 해 준 것은 심리적 변화였다. 그는 “예전에는 입원이 가장 두려웠다. 병 때문만이 아니라 가족들에게 짐이 된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입원만큼은 정말 마음이 편안했다”라고 말했다. 보호자 없는 간병 서비스 덕분에 심리적 부담을 덜고 온전히 치료와 회복에만 전념할 수 있었던 것이다.
국가위생건강위원회 위생발전연구센터의 하오샤오닝(郝曉寧) 연구원은 “최근 자녀와 부모가 떨어져 사는 가정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전통적인 가족 중심의 간병 방식은 가족의 부담이 클 뿐 아니라, 전문성이 부족한 케어는 입원한 노인의 회복과 건강 관리에 충분히 대응하기 어렵다. 반면 병원의 보호자 없는 간병 서비스는 일반 가정의 부담을 크게 덜어줄 뿐 아니라, 표준화되고 체계적인 전문 간호를 통해 입원 노인의 건강과 존엄을 함께 지켜주는 역할을 한다”라고 설명했다.

저장(浙江)성 후저우(湖州)시 창싱(長興)현 수이커우(水口)향 수이커우촌 재가 노인돌봄 서비스센터에서 한 봉사자가 어르신들과 다양한 문화 여가 활동을 즐기며 풍요롭고 따뜻한 노년의 삶을 함께 채우고 있다.
집으로 찾아오는 세심한 돌봄
중국의 고령화가 심화하면서 재가 노인돌봄 서비스에 대한 수요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제5차 중국 도시·농촌 노인 생활 실태 표본조사에 따르면 현재 중국에서 거동이 불편한 노인은 약 3500만 명에 달하며, 이들에게 전문적인 생활 돌봄의 손길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건강 상태가 양호해 자립 생활이 가능한 독거노인은 일상적인 말벗이나 정서적 교류가 절실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다양한 노인돌봄 수요를 어떻게 충족할 것인지가 사회 각계가 함께 풀어야 할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중국가정서비스업협회 왕수샤(王淑霞) 회장은 “거동이 불편한 노인에게 돌봄은 단순히 식사를 돕거나 몸을 뒤척여 주는 일이 아니라, 전문적인 지식과 오랜 경험이 필요한 일이다. 반면 비교적 건강한 독거노인에게는 생활 지원보다 일상에서의 교류가 훨씬 중요하다.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대화를 나눌 사람이 있어야 홀로 지내는 외로움을 덜 수 있다”라고 말했다.
다양한 노인돌봄 수요에 발맞춰 전문 노인돌봄 기관들도 새로운 시도에 나서고 있다. 베이징의 츠아이자(慈愛嘉)노인돌봄 서비스회사는 병원 이용 준비부터 사후 피드백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는 서비스 기준을 마련했다. 모든 돌봄 인력은 체계적인 이론 교육과 충분한 실무 훈련을 이수하고, 평가를 통과해야만 현장에 배치될 수 있다. 서비스의 전문성과 표준화를 보장하기 위해서다. 이 회사는 디지털 플랫폼도 구축해 서비스 전 과정을 추적하고 품질을 평가한다. 이용자 가족은 모바일 앱을 통해 매일 돌봄 기록과 식사, 생활 현황 등을 확인할 수 있고, 서비스 종료 후에는 온라인으로 평점과 코멘트를 남길 수 있다. 이용자 평가는 돌봄 인력의 배정 건수와 급여 등급에 직접 반영된다. 한 이용자의 가족은 “예전에는 간병인을 구해도 서비스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어르신이 잘 지내고 계신지 늘 걱정이었다. 지금은 스마트폰으로 언제든 돌봄 상황을 확인할 수 있고 모든 과정이 투명하게 공개되니, 자녀인 우리도 밖에서 일할 때도 한결 마음이 놓인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러한 전문 기관뿐 아니라 다양한 공익사업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항저우(杭州)의 ‘아이 러브 패밀리(I Love Family)’ 어르신 동행 프로그램에서는 교육을 이수한 자원봉사자가 매주 독거노인을 찾아가 말벗이 되고, 신문을 읽거나 스마트폰 사용법을 알려주기도 한다. 프로그램 관계자는 “때로 노인들에게 필요한 것은 무언가를 옆에서 도와주는 사람이 아니라, 그저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80대 독거노인 한 분이 이 프로그램 참여한 뒤 눈에 띄게 활기를 되찾았다고 소개했다. “예전에는 혼자 집에 있으면 하루 종일 몇 마디도 하지 않았는데, 지금은 매주 누군가 찾아와 이야기를 나눠주니 어르신의 평범했던 일상이 훨씬 알차고 즐거워졌다”라고 전했다.
전문 간병 서비스와 공익사업 지원 외에 지역사회도 돌봄의 주체로 나서며, 노인돌봄을 일상 속으로 안착시키기 위해 서비스의 잠재력을 끊임없이 발굴하고 있다. ‘주택관리+노인돌봄’ 모델은 이러한 노력의 대표적인 사례로, 재가 노인돌봄 서비스의 ‘마지막 빈틈’을 촘촘히 메우고 있다. 쑤저우(蘇州) 산업단지 셰탕(斜塘)가도 하이더(海德) 주거단지에서 근무하는 관리사무소 젊은 직원 장 씨는 매주 홀로 사는 노인들을 정기적으로 찾아 안부를 살핀다. 어느 날 그는 약속한 시각에 천(陳) 씨(75)의 집을 찾았지만, 초인종을 눌러도 응답이 없었고 전화도 받지 않았다. 그는 즉시 지역사회와 열쇠 수리 업체에 연락했다. 집 안에 들어가 보니 천 씨가 고혈압으로 갑자기 쓰러진 채 거실에 누워 있었다. 다행히 제때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된 천 씨는 위험한 상황을 넘길 수 있었다. 셰탕가도 관계자는 “관리사무소 직원들은 매일 단지를 오가며 어르신들과 가장 가까이에서 지낸다. 이들이 건네는 따뜻한 인사 한마디, 직접 찾아가는 발걸음 한 번만으로도 홀로 지내는 어르신은 크게 안심할 것”이라고 말했다.
병원 진료를 함께하는 따뜻한 동행부터 입원 치료도 편히 맡길 수 있는 전문 간병의 손길, 그리고 집 안에서도 이어지는 일상적인 돌봄과 정서적 교감까지. 다양하고 전문화된 돌봄 체계는 더 많은 노인이 따뜻한 보살핌 속에서 안정되고 풍요로운 노후를 누릴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글 | 돤페이핑(段非平) 에디터
사진 | VC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