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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가 이야기

미식(米食)2


2026-05-12      

중국은 광대한 영토만큼이나 쌀 종류가 다양하고, 조리 방식 또한 다채롭다. 이번 호부터는 흔히 쓰이는 쌀 조리법과, 각 조리법을 대표하는 음식들을 종류별로 나누어 소개하고자 한다.


나무 찜통을 이용해 밥을 쪄서 익히는 것은 전통적인 짓기 방식이다. 사진은 목제 통에 담아 뚜껑을 닫고 약한 불에 뜸을 들여 익힌 콩밥이다. 사진/VCG

볶음밥

필자와 같은 세대의 유학생들이 낯선 땅에 도착해서 가장 먼저 익히는 것은 밥 짓는 법이었고, 그다음으로 자연스럽게 배우게 되는 요리가 바로 볶음밥이었다. 중식 식재료를 구하기 어려운 타국에서, 달걀볶음밥 한 접시는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달래는 소박한 위안이 되곤 했다.


달걀볶음밥에는 절대적인 ‘정답’이 없다. 각자의 입맛과 익숙함이 기준이 될 뿐이다. 알알이 낱알이 살아 있는 고슬고슬한 밥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자포니카 쌀의 부드러운 식감을 좋아하거나 찹쌀을 선호하는 사람도 있다. 찬밥이나 하루 지난 밥, 찬물에 헹군 밥을 쓰는 사람도 있다. 달걀을 먼저 볶느냐 밥을 먼저 볶느냐 역시 취향에 따라 갈린다. 어떤 이는 금빛 달걀물이 뽀얀 밥알을 골고루 감싸안은 비주얼을 선호하고, 어떤 이는 황금빛 달걀 조각이 존재감을 뽐내야 먹음직스럽다고 느낀다. 결국 가장 볶음밥다운 볶음밥은 먹는 사람 입맛에 가장 잘 맞는 볶음밥이다.


필자의 입맛에 맞는 달걀볶음밥은 이렇게 만든다. 먼저 달걀을 냉장고에서 꺼내 차가운 기운을 가시게 한다. 달걀 온도가 실온에 가까워지면 거품이 살짝 일어날 때까지 풀어준다. 파는 밥이나 달걀에 섞지 않고 따로 기름에 볶아 비린내를 잡아주는 파 향을 낸다. 그다음 기름의 3분의 2를 덜어 작은 그릇에 담아둔다. 이어 남은 기름 위에 달걀물을 붓고, 가장자리에 기포가 생기기 시작하면 주걱으로 가장자리를 들어 올려가며 한 바퀴 돌린다. 그 후 따로 덜어둔 뜨거운 기름을 조금씩 부어준다. 달걀이 완전히 익기 전, 기름기가 남아 있을 때 흰 밥을 넣고 달걀을 한 번 뒤집는다. 그러면 밥이 팬 바닥에 깔리고 달걀이 통째로 그 위를 덮는 모양이 되는데, 그 상태에서 밥이 팬 바닥과 달걀의 기름을 충분히 흡수하도록 한다. 이후 주걱을 사용해 달걀을 큼직한 크기로 마구 으깬 뒤 밥과 가볍게 섞고 불을 끈다. 조리가 끝난 볶음밥을 팬 안에 잠시 두었다가 그릇에 담아내면 완성이다.


노란색과 하얀색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이 달걀볶음밥은 오직 달걀과 밥 두 가지 재료만 사용했지만, 불향이 살아 있고 고르게 볶아 맛이 골고루 밴 깔끔한 맛을 느낄 수 있다. 한편 큼직하게 으깨진 달걀은 볶음밥에 화려한 인상을 더해주는데, 이렇게 완성된 달걀볶음밥은 일반 식당에서는 맛보기가 어렵다.


많은 사람이 볶음밥을 요리 실력의 척도로 삼곤 한다. 양저우(揚州) 볶음밥의 ‘정석’ 레시피로는 쌀 500g에 달걀 4개, 여기에 14가지 재료를 더하는 구성이 흔히 언급된다. 그러나 필자는 재료가 지나치게 많으면 오히려 조리의 묘미를 살리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이밖에 새우와 차슈를 넣은 양저우 볶음밥, 새우와 말린 관자를 더한 볶음밥, 염장 생선과 닭고기가 들어간 볶음밥은 강한 불에서 재빨리 볶아야 제맛을 낼 수 있는데, 그래서 일반 가정에서는 제대로 만들기가 어렵다.


사실 집 냉장고 안에 있는 재료를 적당히 조합해 취향에 맞는 양념을 더해 볶아내는 것만으로도 맛있고 부담 없는 가정식 볶음밥을 만들 수 있다.


구이저우(貴州)성 첸둥난(黔東南) 먀오(苗)족·둥(侗)족 자치주 자이장(寨章)촌에서 둥족 여성들이 담소를 즐기며 죽통에 쌀을 채우고 있다. 사진/VCG


죽통밥

객가(客家) 사람들이 고안해 낸 야외 조리 음식인 죽통밥은 쌀만 있으면 나머지 조리 도구는 전부 야외에서 구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죽통밥은 대나무 통을 조리 도구로 활용하는데 대나무 한 마디를 잘라 속을 파낸 뒤, 쌀을 60~70% 정도 채우고 물을 가득 부은 다음 잎으로 입구를 막는다. 땅에 대나무 통을 비스듬히 놓을 수 있는 작은 구덩이를 파고 통 입구가 위를 향하도록 꽂아 넣은 뒤 그 위에 얇게 흙을 덮는다. 그다음 주변에 나뭇가지를 쌓아 불을 붙이고 연기가 나기 시작하면 대나무 통의 방향을 바꿔가며 계속 굽는다.


연기가 더 이상 나지 않으면 밥이 다 익었다는 신호다. 이때 불을 끄고 대나무 통을 꺼내 세로 방향으로 쪼개면 대나무 향과 쌀 향, 그을린 향, 그리고 흙 내음이 어우러진 뜨끈뜨끈한 죽통밥이 모습을 드러낸다. 이 조리 방식으로 만든 밥은 전기밥솥으로 지은 밥보다 맛도 좋고 쉽게 상하지도 않는다고 한다. 친환경적이면서도 식재료 본연의 맛을 살린 조리법인 셈이다. 오늘날 식당의 연회 요리로 변신한 이 산중 별미는 전통적인 요소를 지키면서도 새로운 재료를 더해 전통 미식에 풍부한 변주를 선보이고 있다.


쭝쯔(粽子)를 싸는 잎으로 감싼 중국식 주먹밥

러우쑹으로 속을 채운 중국식 주먹밥

죽순밥이라고도 불리는 죽미(竹米)밥은 구이저우성 룽장(榕江)현 둥족 마을의 향토 음식이다. 사진은 죽미밥을 만드는 모습이다. 사진/VCG

주먹밥

주먹밥은 장쑤(江蘇)성과 저장(浙江)성 일대에서 사랑받는 대표적인 아침 메뉴다. 보통 아침 식사를 파는 가게에서는 찹쌀과 멥쌀을 일정 비율로 섞어 주먹밥을 만든다. 밥을 짓기 전 생쌀을 열 시간 이상 충분히 불려놓는데, 조금 더 정성을 들이는 가게에서는 나무로 된 통에 넣어 밥을 쪄낸다. 이때 밥알이 무르지 않으면서도 적당히 식감이 살아 있을 때 불을 끄는 것이 요령이다. 밥에서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상태에서 속 재료를 넣고 말아내는데, 단맛을 좋아하면 소량의 밥에 유탸오(油條, 길쭉한 모양의 튀김 빵)와 설탕을 더하고, 짭짤한 맛을 원할 경우 유탸오, 러우쑹(肉松, 말린 고기에 조미를 더해 잘게 찢은 고기 분말), 다진 무말랭이 등을 곁들인다.


집에서 주먹밥을 만들 때는 긴 찹쌀과 둥근 찹쌀을 쓰는 경우가 많고, 남은 흰쌀밥을 활용하기도 한다. 찹쌀로 밥을 지을 때 물의 양을 조금 줄이면 씹는 맛이 살아나고, 미리 잘게 썬 무말랭이를 오향분(五香粉, 배합 향신료의 일종)이나 후추와 함께 볶아두면 풍미가 더 깊어진다. 이 밖에도 자차이(榨菜, 갓의 일종을 말려 절인 뒤 물기를 짜서 먹는 절임 식품) 채, 쏸차이(酸菜, 신맛이 나는 절임 채소) 채, 러우쑹, 참깨 등도 전통적으로 널리 쓰이는 주먹밥 재료들이다.


주먹밥을 말 때는 네모난 긴 천을 비닐봉지 안에 덧씌워 사용할 수도 있다. 우선 밥을 한 겹으로 평평하게 깐 다음 그 위에 속 재료를 올린 뒤, 중간에 유탸오를 얹고 고르게 힘을 주면서 말아준다. 같은 원리로 전날 밤 남은 밥 안에 남은 반찬을 싸서 꼭꼭 뭉친 뒤 대나뭇잎으로 감싸면 맛도 좋고 보기도 좋은 간식이 된다.


다양한 종류를 가진 달콤한 맛의 중국식 미주(米酒)

주양

주양(酒釀, 찹쌀을 발효시켜 만든 단술) 제조는 다른 조리법에 비해 손이 많이 가는 편이다. 먼저 둥근 찹쌀 5근(2.5kg)을 준비해 하룻밤 불린 뒤 물기를 빼고 쪄낸다. 이후 찬물을 끼얹거나 밥이 넓게 펼쳐 서로 달라붙지 않게 한다. 이 정도 분량은 시중에서 판매되는 누룩 한 알 정도가 적당하다.


가루로 만든 누룩을 밥과 고루 섞어 항아리에 담는다. 가운데를 그릇으로 눌러 오목하게 만들어두면, 발효 과정에서 생기는 쌀 즙이 그 안으로 모인다. 뚜껑은 완전히 밀봉하지 않고 발효를 기다린다. 이때 실내 온도는 25℃ 이하로 떨어지거나 28℃ 이상으로 올라가지 않게 유지해야 하며 발효 중에 용기를 움직이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발효 과정에서 밥 위에 하얀 균사가 피어나는데, 이 실 같은 조직이 길수록 품질이 좋다고 여겨진다. 사흘에서 나흘이 지나 향긋한 주로(酒露, 발효 과정에서 표면에 맺히는 맑은 알코올 성분의 액체)가 고이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음용하면 된다.


<전가> 소개  

타이완(臺灣) 작가 야오런샹이 7년 만에 탈고한 역작으로 각각 봄, 여름, 가을, 겨울 네 권으로 이뤄져 있다. 각 권마다 6개의 주제로 나뉘며, 유려한 글과 생동감 넘치는 사진으로 중국인들의 계절별 생활 방식과 전통문화를 기록했다. 저자는 자신의 ‘전가’를 통해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이 저마다의 ‘전가’를 갖게 되기를 희망한다. 이 책은 중국인이라면 누구나 소장해야 할 ‘전통문화 백과사전’이자, 과거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중국인의 생활 속 지혜를 들여다보고자 하는 외국인들을 위한 ‘입문서’이기도 하다.


저자 소개

야오런샹(姚任祥), 중국의 유명 경극 배우 구정추(顧正秋)의 막내딸이자 국학(國學) 대가 난화이진(南懷瑾)의 제자. 16세에 데뷔한 ‘1세대 캠퍼스 민요 가수’ 중 한 명이다. 타이완의 유명 건축가 야오런시(姚仁喜)의 아내이자 세 아이의 엄마이기도 하다. 주얼리 디자이너로 20년 넘게 아름다운 작품을 디자인했으며, 작가로서 해외에서 유학 중인 중국 청년들이 전통문화를 잊지 않도록 가르침을 전수하기 위해 <전가>를 직접 집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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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바꾼 청명절 풍경

올해 4월 5일은 중국 청명절(淸明節)이다. 이때가 되면 중국인들은 성묘하고 제사를 지내며 조상의 넋을 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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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성묘 풍습 이야기

중국에서는 전통적으로 대부분 청명절(淸明節)에 성묘하며 선조를 추모한다. 중국과 한국은 모두 가문의 전승을 중시하는 문화가 비슷해, 신종추원(愼終追遠, 부모의 장례를 극진히 치르고 먼 조상까지 추모함)의 공경을 갖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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