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4-16

장시성 상라오시 우위안현 쯔양(紫陽)진 카오수이다원(考水茶園)은 봄이 오면 녹음이 깊어지고 층층이 이어진 차나무가 끝없는 초록빛 바다를 이룬다. 많은 관광객이 찻잎 따기 체험을 하기 위해 이곳을 찾아 산야에 퍼진 차 향기 속에서 봄의 매력을 느낀다. 사진/IC
우위안의 음식 철학은 사방을 둘러싼 산과 그 사이로 냇물이 사방으로 흐르는 지리적 특성에 깊이 뿌리를 두고 있다. 자연의 선물을 소중히 여기고 식재료 본연의 맛을 추구하는 것이 이곳의 가정식에 담긴 생활의 지혜다. 우위안에서는 “고기는 쪄야 제맛이고, 채소는 걸쭉해야 제맛이다(無葷不蒸, 無素不糊)”라는 말이 있는데, 이곳의 조리 정수가 담겨 있다. 고기 요리는 대부분 쪄서 본연의 맛을 살리고 채소 요리는 전분을 풀어 걸쭉하게 농도를 맞추는 호(糊) 기법을 사용해 다양한 식재료가 한데 잘 어우러지게 만든다.
우위안에서 제일 유명한 향토 음식은 우위안 하포(荷包) 홍잉어다. 이 어종은 몸통 전체가 붉고 형태가 옛 사람들이 몸에 지니고 다녔던 주머니인 하포처럼 둥글고 귀여워 청나라 때부터 기른 독특한 품종이다. 산천수를 사용해 양식장을 운영하고 있는 리젠화(李建華) 씨는 “이 어종은 관상용으로도 매우 좋지만, 육질이 단단하고 흙내가 전혀 나지 않는다”라고 소개했다. 붉은색이 상서로운 의미를 지니기 때문에 경사스러운 일이 있을 때면 반드시 잔칫상에서 빠지지 않는 요리 중 하나다. 그러나 만드는 법은 어렵지 않다. 소량의 생강 편, 중국 햄, 표고버섯을 곁들이고 주양(酒釀)과 간장으로 간을 해 쪄내기만 해도 생선 본연의 담백하고 달큰한 맛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우위안산 홍차, 녹차, 국화차 사진/VCG
우위안 사람들의 일상생활에 파고 든 또 하나의 맛은 ‘호두부(糊豆腐)’다. 두부, 돼지고기, 표고버섯, 말린 새우, 콩 등을 잘게 썬 다음 쌀죽을 풀어 걸쭉하게 끓여내면 위와 마음을 든든하게 채워주는 따뜻한 가정식이 된다. 현지 한 민박에서 저녁 식사를 하는데 주방에서 계속 뭔가를 젓는 소리가 나더니 주인이 뜨거운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호두부 한 솥을 내왔다. 구수한 냄새가 진동하자 유난히 구미가 당겼다. “산골에서는 식재료 하나라도 낭비하지 않는다. 자투리 재료를 한 데 모아 끓여 먹으면 몸이 따뜻해진다.” 민박 주인의 소박한 말 한마디는 마치 이 호두부 한 그릇 같았다. 조리법은 소박해도 재료가 알차고 풍미가 깊어, 먹는 이로 하여금 집밥의 따스함을 떠올리게 했다.
식사의 마지막, 이 산야 식탁의 화룡점정은 현지에서 생산된 우위안 녹차였다. 우위안 녹차는 역사가 깊다. 당나라의 유명한 차 전문가인 육우(陸羽)는 <다경(茶經)>에 “흡주(歙州) 차는 우위안 산골에서 자란다”라고 기록했다. 명·청 시대 우위안 녹차는 조정에 진상되는 ‘공차(貢茶)’로 지정되기도 했다. 우위안에는 ‘손님이 오면 차를 따라 두 손으로 공손히 차를 올린다’는 다도 풍습이 있다. 손님이 찾아오면 주인이 가장 먼저 건네는 예(禮)가 바로 차 한 잔인 것이다. 우위안 차의 운치를 제대로 즐기는 최고의 방법은 비단 실내 다실(茶席)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진정한 풍류는 봄날, 세상에 이름난 황금빛 바다 속으로 녹아드는 것이다.

장시성 상라오시 우위안현의 대표적인 향토 요리 하포 홍잉어 사진/창링리(常玲麗)
이른 봄, 따뜻한 바람이 구릉을 스치면 우위안은 일년 중 가장 찬란한 시간으로 물든다. 온 산과 들에 만개한 유채꽃은 마치 황금빛 물결처럼 산꼭대기에서 쏟아져 내려와, 층층이 이어진 계단식 밭과 흰 벽에 검은 기와를 얹은 마을을 포근하게 감싼다. 공기를 가득 채운 진한 꽃향기와 갈아엎은 흙냄새가 뒤섞여 코끝을 감돈다. 이 무렵 우위안을 방문하면, 현지의 다인(茶人)들이 “꽃밭에서 햇차를 마셔보라. 그것이 바로 봄의 맛이다”라고 권할 것이다.
그 제안을 따라 꽃밭 옆 탁 트인 공터나 고목 그늘 아래 자리를 펴고 간이 다실을 만들어 본다. 그해 청명(淸明) 전에 채취한 두방차(頭幫茶, 첫물차) 중에 특히 연한 잎을 골라 현지의 맑은 산천수로 우려내면 찻잔 속에서 찻잎이 서서히 기지개를 켜듯 활짝 피어나며 맑고 투명한 찻물이 독특한 앵초(樱草)향을 풍긴다. 이런 간이 다실의 묘미는 바로 여기에 있다. 끝없이 펼쳐진 꽃의 바다 한 가운데서 찻잔을 들어 올리는 순간, 들이마시는 것은 단지 청아한 향만이 아니다. 주변을 감도는 꽃향기가 마치 보이지 않는 안개처럼 찻잔에서 차오르는 차 김과 어우러진다. 그렇게 입 안으로 스며드는 차 한 모금에서 희미하게 달콤한 벌꿀 맛이 느껴지는 듯하다. 이것이 봄날의 우위안이 선사하는 특별한 미각의 기억이다.